촟불 축제가 한창일 때, 정선희 씨가 진행중인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깊은 생각없이 한 마디한 것이 발단이 되어 결국 한 사람의 생명까지 앗아가게 되는 결과를 보고 있자니 참담하기 그지없네요.

 

당시 정선희 씨가 방송 중에 한 말을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촟불 축제를 직접적으로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정선희 씨가 촟불 축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에 대한 판단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따라서 그저 생각없는 연예인의 '경솔한 발언'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정선희 씨가 말 한마디로 대세에 영향을 주는 중대한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2MB 정부에 대한 '분노'가 이성을 압도하다 보니 정선희 씨의 '경솔한' 한마디가 대다수 국민의 '공분'을 사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공분이 정선희 씨가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잠시 물러나게했고, 결국 남편인 안재환 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화장품 판매 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지요. 정선희 씨 발언 사태 이후 이어진 '불매운동'으로 활로를 찾을 수가 없어서 안재환 씨의 마음 고생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또한 의도야 어떠했던 본인의 말 한마디로 인해 물적, 심적 고통을 겪고 있는 남편을 바라보는 정선희 씨의 심정은 어떠했겠습니까?

 

그리고 급기야는 그러한 일련의 사태가 안재환 씨를 죽음에까지 이르게하였으니, 말 한마디 잘못한 댓가치고는 그 결과가 너무 참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말 한마디가 조금 경솔했을지언정 이런 결과가 마땅하다 할만큼 잘못은 아닐 것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말 '말(言)'을 아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습니다. 또한 어떤 일이 생겼을 이성적 판단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내팽개쳐버린 후에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타인에게 무분별하고 과도한 물리적, 정신적 폭력을 행사하는 유치한 짓이 얼마나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깨닫습니다. 다른 사람을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간 이번 사태에 대응해온 저 자신을 돌아보며 얻은 깨달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故 안재환 씨의 명복을 빌며, 상부(喪夫)하신 정선희 씨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추가)

 

안재환 씨의 죽음을 기화로 촛불 축제가 안재환 씨를 죽였다는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들은 그것이 고인과 촛불 축제에 참여한 국민들 모두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임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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